제2회 서울평생학습대토론회를 다녀와서

담장을 넘어 일상으로

제2회 서울평생학습대토론회를 다녀와서

 

 

 

 지난 9월 21일에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서울평생학습대토론회가 진행되었고 사전참가 신청하였기에 다녀오게 되었다.

 

 오전에는 개회선언, 대회사, 환영사, 축사 및 미국, 스웨덴, 일본에서 오신 분들의 이슈 스피치를 듣는 것으로 시간이 다 지나갔다. 김영철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의 개회선언에 이어 교육계의 거목이신 김신일 전교육부총리의 대회사가 있었다.

 1960년 4.19 민주혁명, 1980년 광주에서 전개된 광주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에 이어 2016년 광화문에서 목도하였던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민주화 수준은 아직도 국가의 제도적 형식에 머물고 있으며 일상의 생활에서 민주적 절차와 개인의 존엄성이 무시되고 있는 일이 다반사이므로 광장의 민주주의를 일상의 민주주의로 확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소원하면서 대회사를 마무리하였다.

 국회 교문위 위원장인 유성엽 의원의 축사는 대법원장 국회인준 표결 때문에 들을 수가 없었다. 서울시의원들의 평생교육에 전폭적인 지지약속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광장 민주주의, 담장을 넘어 일상으로”라는 구호아래 민주주의는 완전을 꿈꾸는 진행형이라는 것과 시민의 힘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학습하고, 토론하고, 공부하는 일상이 되도록 노력하기 위해 “모두의 학교”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개를 들을 수 있었다.

 

 미국에서 Everyday Democracy 이사로 재직중인 Bruce L. Mallory 씨는 “일상의 민주주의 : 대화를 통한 변화”의 타이틀 속에 공정하고 포괄적인 민주적 변화는 어떻게 일어나는 것인지를 설명하였고 John Dewey가 말한 “민주주의는 모든 세대마다 새로 태어나야 하며, 교육은 이를 위한 산파이다.”라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스웨덴에서 ABF Stockholm 시민교육수석으로 종사하고 있는 Kirsti Jolma 여사는 스웨덴의 성인교육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ABF(스웨덴 성인교육협회)의 사례를 소개하였는데 30만개의 학습동아리가 있으며 180만명이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모든 학습동아리는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서로간의 협력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 강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이 부러웠다.

 일본 NPO 단체 시부야 대학 활동가인 Yuri Aoki 씨는 원하는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 내는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떻게 살아 왔는지를 자신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일하는 여성이 폭발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변화의 모습을 소개하였다. 2016년으로 10주년을 맞이한 NPO로서의 시부야 대학이 어떻게 활동하며 열린 교육현장이 되었고 지역과의 교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지금 일본에는 시부야 대학과 같은 ‘지역이 캠퍼스’라는 컨셉트로 활동하는 NPO는 지역공동체가 각각의 지역 특성을 살리는 형식으로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한다.

 

 

 

 점심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주제별 벌집토론이 4개의 방에서 2회씩 8개의 주제로 진행이 되었다. 나는 “노동자, 사회권으로서 학습권을 말하다.”와 “협동조합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참여하였다.

 먼저 시작한 “노동자, 사회권으로서 학습권을 말하다.”의 벌집토론에는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가 좌장이고 5명의 패널이 참여하였다. 김동춘 교수는 발제에서 시민으로서의 공공의식과 노동자로서의 권리의식이 희박한 우리의 현실 모습을 지적하며 노동자 권리로서의 학습권과 시민대상의 노동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최연혁 패널은 노조결성율이 10%도 안되는 우리나라에 대비되는 스웨덴의 노조결성율은 73%인데 그렇게 되기까지의 우여곡절을 4단계로 나누어 보여 주었고 1912년 결성된 ABF가 노동자 교육학교로 출발하여 대립과 갈등에서 상생과 협력의 모델인 스웨덴 모델이 만들어 질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그의 주장은 노동자 교육에 답이 있다는 것이고 192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의 노조간부와 노동자 교육이 1938년 12월에 체결된 살트쉐바덴협약을 만들었는데 이는 사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킨 사회협약정신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의 노동자 및 시민교육의 방향에 시사하는 바가 많기 때문에 우리의 평생학습활동에 참조하자는 취지도 이야기하였다.

 

 서울혁신유니온을 이끌고 있는 안태호 패널은 ‘장식장 속의 단결권을 꺼내기까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하였는데 노동현장에서 청년들이 생애 처음으로 스스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생애 첫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그동안 부당하다는 것도 몰랐던 일들을 알아채기 시작하였고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으나 기대감과 두려움이 함께 느껴진다고 하였다. 부연하여 유럽 선진국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연대와 동맹을 형성하고 보도자료를 작성하는 방법까지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몹시나 부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경실련에서 20여년을 활동한 위정희 패널은 일터 학습권 보장이 가져올 변화를 기대한다고 하였고 민주노총에서 활동중인 박혜경 패널은 우리 노동현실을 소개하면서 잘못된 노동인식을 바로잡는 시민을 대상으로 한 노동교육의 필요성과 바람직한 노동교육의 방향을 제시한다.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고용노동연수원 연구교수로 있는 송태수 교수는 교육운동으로서의 노동교육론 관점으로 영국과 독일의 사례를 소개해 주었다. 그 내용이 어떻든 시민권으로서 노동교육을 학교의 정규과정에서 교육하고 있다는 그들의 모습에서 부러울뿐더러 우리 사회가 해야할 일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협동조합은 일상의 민주주의를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의 벌집토론은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주수원 씨의 사회로 한살림연합 윤형근 상임이사가 생협의 사례를 들어 협동조합의 운영원리 및 문제점과 과제들을 발표하였다. 협동조합의 원리는 민주주의의 학교로 손색이 없다는 말과 지리한 합의과정에서 존중과 배려를 깨닫게 되었다는 그의 주장은 시사하는 바가 많은 듯 하다.

 향후 과제로 제시한 것 중에 급속한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것도 요청된다는 말은 귀에 생생하다. 협동조합 학습공동체 아카데미쿱 이사장인 심우열 씨는 협동조합을 운영하면서 느낀 점들을 많이 소개하였는데 “협동조합에 몸담은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의미와 실현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는 그의 맺음말은 강한 인상을 주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전에 이야기한 것과도 상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이사장인 임소라 씨는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안간 힘을 쓰고 있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2014년 3월 43명이 시작하여 지금은 350여명의 조합원이 구성되었다 한다. 상근자는 4명이라는데 역동적인 그들의 활동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성숙해가고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광장 민주주의 “담장을 넘어 일상으로”의 제2회 서울평생학습 대토론회를 참가하고 드는 생각은 참석해보기를 잘했다는 것과 무언가 아쉽다는 것이었다. 시민들이 마음에 담고 있는 것들을 나눠보는 계기였지만, 자유스럽고 개방적인 대토론회는 되지 못한 듯하다.

 

글 | 방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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