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

아내가 눈물 흘렸습니다.
 
소년희망공장 공장장인 아내가 눈물 흘렸습니다. 아내를 울린 적이 있긴 있지만 이번에는 제가 울리지 않았습니다. 후원자님이 울렸습니다.
 
일전에 [조호진 시인의 소년희망편지]를 띄웠습니다. 부천역 골목에 <소년희망센터>를 만들어 중고로 각종 집기를 장만하면서 구색을 갖추었는데 가장 필요한 냉온풍기는 돈이 많이 들어가서 구입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후원해주실 분을 찾는다는 편지를 띄웠습니다.
 
냉온풍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곧, 겨울이 올 텐데…. 겨울이 오면 <소년희망센터>를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따뜻하게 하려면 온풍기가 필요한데, 걱정만 해서는 따뜻해질 수 없는데…. 한 달가량을 고민하다 편지를 띄운 다음 날, 아내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수녀님이 또 후원해주셨어요."
 
앳된 소녀 같은 수녀님은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의 든든한 동역자이자 후원자입니다. 수녀님은 소년희망공장 컵밥을 팔아주시고 명절 혹은 성탄절이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을 사주라면서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날, 아내에게 전화를 하신 수녀님은 아이들이 추위에 떨기 전에 냉온풍기를 구입하라면서 냉온풍기 구입 및 설치비 300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제, <소년희망센터>의 겨울은 따뜻할 것입니다.
 
수녀님만 울렸으면 눈물을 그쳤을 텐데 독립운동가의 아드님이 아내를 또 울렸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과 비서장을 지낸 동암(東巖) 차리석의 장남 차영조(74) 선생님이, 선생님에겐 거금인 100만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내가 후원한 게 아니라 동암 선생님이 보내신 것"이라며 "조국의 아이들을 추위에 떨게 해선 안 된다며 후원하라고 하셔서 보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100만원밖에 못 보냈다며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거리를 헤매는 조국의 아이들이 동암 선생님의 마음을 알면 좋겠습니다!
 
지난 10월 15일 냉온풍기가 설치됐습니다. 온풍기를 시험 삼아 틀었더니 뜨거운 바람이 쏴아~쏴 쏟아지면서 소년들의 운동 공간인 <소년희망센터>가 금방 후끈후끈해졌습니다만 이것은 따뜻하고 후끈후끈한 게 아니라 뜨거운 것입니다. 목젖을 뜨겁게 만든 사랑에 목이 매 입니다.
 
< 소년희망센터>를 만드느라 휴식도 취한지 못한 채 일하는 아내가 후원자의 따뜻한 사랑 때문에 힘을 얻었습니다. 주6일 일하는 아내, 아침 일찍 출근해 밤늦게 퇴근하는 아내가 쓰러지지 않고 일하는 것은 사랑의 힘 때문입니다. 아내는 "천금 같은 후원금을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고, 힘들어도 잘 견뎌내야 한다고, 소년들에게 희망 주는 일에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거듭 다짐합니다.

 

 

<위기청소년의 좋은친구 어게인>은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비영리민간단체로 위기청소년을 위한 <소년희망공장>을 운영하면서 미혼모와 자녀들을 위한 지원활동을 하는 가운데 위기청소년을 위한 <소년희망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참여와 후원이 소년에게 희망입니다. 희망의 손길을 기다립니다.

▶후원계좌 : KEB하나은행 630-010122-427(예금주 : 어게인)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