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고등학교 2학년 이영찬, 5월 18일 ‘뜰작’에서 첫 공연

편의점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계산고등학교 2학년 이영찬, 5월 18일 ‘뜰작’에서 첫 공연

 

 

  얼마 전, 작은 도서관 ‘뜰작(뜰 안에 작은 나무, 부천시 지봉로 122-1)’에서 콩나물신문 열린 이사회가 있었다.   회의를 마치고 신입 안근수 조합원이 운영하는 ‘국가대표 찜·탕(부천시 역곡로 13번길 17-1)’에서 역곡지역 조합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국가대표 안근수 사장은 콩나물신문 1면에 실린 ‘부천막걸리’ 기사를 보고 가게에 ‘부천막걸리’를 들여 놓았다고 한다. 
  막걸리로 분위기가 익어갈 무렵 ‘자예심리상담연구소’ 이희숙 조합원이 흥미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자신이 아는 아이 중에 가수가 꿈인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를 위해 콘서트를 열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  ‘뜰작’의 나유진 관장이 장소를 제공하고, 자신이 프로모션을 한다는 것이다.  이미 주변 친구들에게 알렸고, 첫 콘서트를 할 가수(영찬)에게 청중을 위해 7080 노래도 준비하라고 했단다.  한 아이를 위해 역곡의 어른들이 나선 것이다.

 

  이희숙 조합원의 ‘자예’에서 계산고등학교 2학년 이영찬 군을 만났다.  위아래 검정 옷을 입은 건장한 청년이 밝은 미소로 인사했다.  ‘자예’는 열매를 만드는 기관으로 사람으로 치면 생명을 잉태하는 자궁 쯤 된단다.  자세한 이야기는 남태일 조합원이 인터뷰한 “편안하고 따듯한 사람. 역곡인(人)”를 보시라.  인터넷 콩나물신문(www.kongnews.net)에 이희숙 대표에 대한 인터뷰 기사가 있다.

산 : 만나서 반가워요(웃음).  자신을 세 개의 키워드로 소개한다면...
영찬 : 공감과 위로를 주는 가수가 되고 싶은 계산고등학교 2학년 이영찬이라고 합니다.  친구들 고민을 많이 들어주고 상담도 해 주는데요.  저는 다음에 공감과 위로를 주는 상담사가 되고 싶어요.

산 : 아~ 공감과 위로, 가수가 되고 싶은 상담사가 꿈인 계산고 2학년 영찬...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지?
영찬 : 언젠가 노래를 듣는데 마음이 편해지고, 제게 위로가 되었어요.  그때부터 제 노래를 통해 사람들을 위로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평소에도 친구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편인데 그런 공감과 위로를 노래를 통해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산 : 가수가 되려면 어느 정도 준비가 되어야 될 텐데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혹시, 다룰 줄 아는 악기는 있는지?
영찬 : 중3 때 음악학원을 잠시 다녔는데... 지금은 인문계 고등학교라 부모님 말씀대로 공부하고 있어요.  사실 선생님 중에는 제 실력으로 안 된다고 말씀하신 분도 있고... 부모님 말씀을 듣는 게 좋겠다 싶어 공부하면서 틈틈이 노래합니다.  이번 시험에서 영어 90점 맞았어요(웃음).  악기는 기타를 조금 칩니다.  유튜브로 독학을 하고 있는데 3개월 됐어요.  잘은 못 치지만 조금 합니다.

  기타 연주와 좋아하는 노래 한 소절 불러 달라는 요구에 거리낌 없이 기타를 들고 노래 한 소절을 부른다.  구김 없는 참한 청년이란 느낌이 들었다.

산 : 본인의 노래 실력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는지, 주변에서 노래 잘 한다는 소리는 들어봤는지?
영찬 : 사실, 노래를 아주 잘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작곡이나 작사, 편곡 이런 것도 못하고... 잘 다루는 악기도 아직은 없고요.  그래도 친구들 중에서 제가 노래를 제일 잘 해요.  학급이랑 학교 대표 급은 됩니다.  상도 받은 적 있어요(웃음).

산 : 상담사가 꿈이라고 했는데 가수가 되고 싶고, 노래하는 이유는?
영찬 : 음악을 들으며 노래를 하면 자기감정에 집중할 수 있는 거 같아요.  슬픔이나 우울과 같은 감정에 집중할 수 있거든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음악을 할 이유가 된다고 봅니다.  노래하는 상담사, 상담하는 가수가 된다면 멋지지 않겠어요.

산 : 좋아하는 음악 장르가 있다면?
영찬 : 우울한 기분을 잘 드러내 주는 노래가 좋아요.  블루스나 째즈 같은 소울이 강한 노래가 좋은 거 같아요.  원장님이 친구 분들을 많이 초대한다고 해서 7080 노래도 준비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리메이크 한 노래가 있는데 원장님이 많이 칭찬해 주셨어요.

산 : 5월에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영찬 :  5월 18일 토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뜰작’에서 콘서트를 합니다.  ‘뜰작’ 관장님도 한번 뵈었고, 다음 주에 다시 뵙고 어떻게 진행할지 상의할 생각입니다.  ‘자예’ 원장님이 여기 저기 알리고 초대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인터뷰도 하고...

산 : 어떤 가수가 되고 싶은지?
영찬 :  편의점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고, 위로가 될 수 있는 편의점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편의점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저렴하지만 싼 느낌은 아니잖아요.

산 : 마지막으로 콩나물신문 독자에게 할 말이 있다면?
영찬 :  5월 18일입니다.  아직은 서툴고 부족하지만 한번 오셔서 제 노래를 들어주시고 격려해 주세요.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공감과 위로를 잘 하는 노래하는 상담사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1시간 정도 인터뷰를 마치고 근처 치킨집으로 자리를 옴겼다.  지방 캠퍼스 체육학과에 다니는 새내기 여대생이 합류했다.  영찬이 말로는 ‘잘생긴 누나’라 했다.  정말, 짧은 커트에 주먹만 한 얼굴로 보이시한 느낌이 ‘잘생긴 누나’라는 말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딸 초등학교 친구였다.  세상 참 좁다는 느낌으로 ‘이런 저런 인연들이 모여서 세상을 엮어 가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무모할 정도로 아무런 준비 없이 툭 튀어나온 말로 시작한 영찬이의 첫 콘서트가 이렇게 무르익어 가고 있다.  ‘자예’ 원장이 프로모션을 하고, ‘뜰작’ 관장이 장소와 진행을 도우려 애쓰고 있다.  콩나물신문도 이렇게 지면을 통해 영찬이의 꿈을 응원한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국면이다.  ‘한 아이가 제대로 자라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역곡의 어른들이 영찬이의 꿈을 위해 나섰다.  이제 여러분이 관람으로 응답할 때다.


글·사진 | 오산(콩나물신문 평생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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