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땅에 떨어진 빵을 쳐다봅니다. 얼굴을 듭니다. 눈이 마주칩니다. 다시 한 번 땅을 보고 눈을 마주합니다. “대장님 먹어도 돼요?”

아이들은 자주 허락을 받는 질문을 합니다. 물어보는 이유는 있을 겁니다. 사회가 요구한 기준에 맞는 것인지, 자신의 행동이 맞는 것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을 겁니다. 버릇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 학교, 어린이집의 선생님들의 수많은 지시와 충고 속에 살아 온 시간이 습관을 만들어 버린 것일 수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행동하기 전에 부모나 선생님에게 묻고 있습니다. 의식도 하지 못합니다.

 

“아이의 먹어도 돼요?” 라는 질문에 “먹고 싶어?”라고 질문으로 대답했습니다. 아이는 답을 하지 못합니다. 잠시 기다리다 빵을 등지고 뒤돌아 갑니다. 스스로 결정을 한 것입니다. ‘먹으면 안 된다.’고 말이죠. 자신이 결정할 수 있는데 왜 물어봤을까요? 먹고 싶었을 겁니다. 허락을 받으면 문제가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을 겁니다. 허락을 받으면 걱정 없이 먹었을 겁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허락 해준 부모나 선생님, 사회를 탓 하면 됩니다. 부모의 지시를 조건 없이 받아들이며 살아온 날이 많으면 많을수록 아이는 스스로 책임지지 않을 겁니다. 자신은 사라지고 타인만 남게 될 것입니다. 보호 받는 아이에서 보호 당하는 아이가 될 겁니다. 독립된 주체는 사라지고 의존적 존재만 남게 될 것입니다. 의존적 존재는 의존할 주체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의존하는 아이는 자신이 아닌 남을 위한 인생을 살 뿐입니다.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패티 맥코드는 회사의 기업 문화를 창조하고 정착시키는 핵심적 역할은 했던 최고인재책임자였습니다. 그의 책 『파워풀』을 통해 자유와 책임의 문화를 정착시켜 직원을 믿으면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냈습니다. 직원을 믿으면 직원 스스로 선택해 일을 합니다. 만약 직원을 믿지 못해 시켜서 일을 하면 직원은 시킨 일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성과는 상호 믿음에서 시작합니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입니다. 자녀는 신체적으로 4살부터 독립을 시작합니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순간부터 독립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신발 신기, 옷 입기, 밥 먹기 등 부모나 주변의 도움으로 했던 것들을 스스로 하려고 할 때입니다. 처음에는 아이의 모습이 어설프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모든 배움은 어렵고 시간이 걸립니다. 연습을 통해 숙달되고 익숙해지면 빨라지고 자신감도 생깁니다. 그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응원해준 부모가 있다면 성과는 더 빨라질 겁니다. 아이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켜본 환경은 안정적인 감정을 전달합니다. 안정적 환경은 아이가 도전할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해 더 많이 시도하고 더 많이 실패해 더 빨리 성공하게 만듭니다. 믿지 못하는 환경은 불안 합니다. 할지 못할지 모르겠고 실패할 것 같다는 생각은 아이를 불안하게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게 되고 시도하지 않게 되고 성공을 하고도 믿지 못하게 됩니다. 믿음은 아이의 성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스스로 믿고 행동할 수 있을 때 아이는 더욱 더 성장할 수 있습니다.

 

숲은 아이들을 믿습니다. 아이들도 숲을 믿습니다. 믿을 수 있는 숲은 아이들에게 자유를 선물합니다. 몸도 마음도 자유롭습니다. 자연의 품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소리치며 놀이할 수 있습니다. 맨발로 흙길을 걸어 보기도 하고 나무에 올라 열매를 따기도 하고 비탈길을 내달리거나 미끄럼을 타기도 합니다. 시냇물에 손을 담그며 시원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풀과 꽃을 꺾어 모아 모양을 만들기도 하고 손으로 잡은 풀벌레의 걸음걸이와 뜀을 느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사회의 규칙 너머 자연의 거대한 법칙에 몸을 맞기며 자유를 느끼길 원합니다. 아이들은 놀이로 숲에서 몰입을 경험합니다. 느끼고 바라고 생각하면 몰입하게 됩니다. 아이들에게 스스로 느끼고 바라고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숲을 통해 제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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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월 숲교육 강의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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