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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의 가치와 고민, 우리는 왜 연대해야 하는가?

기사승인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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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공동으로 소유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체를 통하여 공동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자율적인 조직을 말한다. (국제협동조합연맹)
2012년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누구나 협동조합을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법 시행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9월 현재 전국적으로 16,165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부천시에도 162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운영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혹자는 겨우 10% 정도의 협동조합만이 실질적으로 운영중일 것이라고 비관한다. 협동조합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대안을 담은 글이 있어 저자의 허락을 얻어 소개 한다.  
아래 소개하는 글은 은평상상콘퍼런스 주제별 대화테이블에서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김신양 선생님이 발표한 발제문이다. - 편집자 주

우리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까?

주제에 대한 해석
‘협동조합은 가치를 가지는 조직인데, 그 가치를 제대로 실현하는게 참 어렵다. 왜 그러냐면 살림도 쪼들리고, 조합원이 제대로 주인노릇도 안 해서 이래저래 고민이 많다. 이 판국에 가치 실현은 요원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좋은 뜻으로 시작했으니 방도를 찾아야 할텐데 각자 방법을 찾는 데 한계가 있으니 같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함께 살 궁리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

   
 

대부분의 협동조합이 당면한 과제
▪ 협동노동의 퇴화와 임금노동 중심의 운영 : 일반기업과 다르지 않은 노동 조직
다 안하려고 하는데 이사나 대의원 해주는게 고맙지. 알아서 하라고 실무자 월급 주는거 아냐? 돈 안주면 조합원들도 자원봉사 안해요.

▪ 조합원의 고객화 : 주인 노릇을 하지 않는 조합원
돈만 내면 다 가입 되니까. 그래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으니까. 이용만 해줘도 고마우니까.

▪ 자본 부족이 낳은 편향 : 조합원=돈, 가입을 확대하자.
이 사람 저 사람 가릴 때가 아니다. 우선 가입시키고 교육은 나중에 하면 된다. 조합원 탈퇴를 막아야 한다. 정부지원도 활용해야 한다.

▪ 불분명한 노사관계와 노동자의 지위 : 노동문제의 약화
협동조합은 조합원이 주인이니 실무자는 조합원(이사회)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협동조합에서 무슨 노동조합이냐? 우리가 일반기업이냐?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나?
▪결사하지 않는 결사체 : 공동의 목적에 동의하지 않아도 조합원이 되는 구조는 운영시 협동의 장애가 된다. 목적과 운영 원칙에 대한 최소한의 동의도 없으면서 어떻게 협동이 가능할까?

▪ 협동조합의 정체성, 가치 원칙에 대한 얕은 이해, 또는 몰이해 : 조합원 교육은 의무가 아니며, 물어보면 무슨 뜻인지 대답하는 사람이 드물다. 이런 최소한의 이해와 인식이 바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

▪ 겉핥기식의 모범사례 조사 : 늘 반복되는 실수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선배들의 경험을 제대로 전수받았는가? 실패한 이유에 대한 객관적으로 납득할만한 철저한 분석이 있었는가? 성공 사례를 보며 각자 무엇이 성공의 요인이었는지 토론하고 정리하고 자신의 조직에 적용할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했는가?

▪ 일반기업의 모방 : 조직 운영에 미숙하니 경영기법을 배우는데, 그 기법의 대부분은 일반 영리기업을 대상으로 수립된 것들이다. 협동조합을 잘 모르고, 운영해보지 않았으며, 조합원 노릇도 해보지 않은 사람을 전문가라고 모시고 그에게 배우는 경영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 인식하면서 적용하고 있는 것일까?

협동의 토대부터 구축하자

협동을 하기 위해 설립한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던져야 하는 질문
① 무엇을 협동할 것인가?
② 어떻게 협동할 것인가?
③ 어떻게 조합원이 주인노릇을 하게 할 것인가?

▪ 모든 사람이 다 다르기에 처음부터 같은 생각을 할 수 없다. 다만 같은 질문을 함으로써 고민의 물줄기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이다.
▪ 협동조합은 협동하여 주인노릇을 하는 조직이다. 그런데 협동조합을 설립했다고 자동적으로 협동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협동에 미숙하지만 협동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든다. 따라서 어떻게 협동을 잘 할 것인가를 늘 고민해야 한다.
▪ “우리는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모든 문제에 대해 조직된 질문을 할 수 있다.”-에밀 뒤르까임

협동조합 운영의 메트릭스 :“자본의 협동, 노동의 협동, 생각의 협동”
▪ 생각의 협동 = 결사의 과정, 공동의 경제, 사회, 문화적 필요와 열망을 찾아가는 과정
▪ 생각의 협동이 토대가 되어 자본과 노동의 협동이 가능해진다.
▪ 협동조합에서 자본과 노동은 별개의 것이 아니다. 현재 조합원 노동의 부족을 자본(임금노동)으로 대체하듯, 조합원들의 협동노동이 강화되면 자본의 수요 또한 줄어들 것이다. 절대적으로 화폐적 자본이 필요한 영역 외에는 노동으로 해결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의 협동으로 협동조합의 본질적 가치를 회복하자

노동의 협동
노동의 협동은 비용감소 및 이용과 매출의 증가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주인의식을 갖게하는 핵심 요인이다. 노동의 협동이 가능하려면 먼저 생각의 협동이 되어야 한다. 생각의 협동은 결사체의 결사 단계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제대로 결사했을 때 조합원의 동질성이 확보되어 협동에 용이하다.

협동조합 간의 협동
조합원들간의 노동의 협동이 이루어져야 협동조합 간의 협동과 지역사회 안에서 다른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가 용이하다. 조직 내 충분한 잉여 노동력이 없다면 외부와 관계 맺는 활동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소유로서의 협동조합
노동의 협동은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우리의 협동조합이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게 하기에 지역사회소유(community ownership)을 형성할 수 있다. 협동조합이 우리의 것. 마을의 것. 지역사회의 것이 된다는 것은 공유재(커먼즈, commons)가 된다는 뜻이다. 커먼즈의 원칙은 ‘참여와 돌봄’이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이 지역사회의 것이 되는 과정이 커먼즈가 되는 과정, 즉 커머닝이 가능하려면 조합원의 참여와 돌봄이 있어야 한다.

협동조합의 이상 : 협동조합 지역사회
1900년대 샤를르 지드와 1920년에 에르네스트 뿌아쏭은 [협동조합공화국]을 발간했고, 1980년 레이들로는 [서기 2000년의 협동조합]에서 ‘협동조합 지역사회’ 건설을 제안했다.
1900년대 초 소비자협동조합의 발전을 보며 협동조합공화국을 꿈꾸었던 과거와는 달리 미래에는 한 부문의 협동조합으로는 지역사회를 포괄하기 힘들기에 농촌에서는 가종 서비스를 하나로 결집시킨 다목적협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했다.
p. 129을 보면 “사람들이 협동조합으로부터 완전한 혜택을 얻고, 경제적·사회적 환경에 강력한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다종다양한 협동조합의 수단과 여러 영역의 조직을 활용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이 이제 분명하게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러한 기획을 짜는 플래닝은 국가나 광역 차원의 거시적 단계가 아니라 작은 지역사회 단계에서 수립되어야 신뢰를 얻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협동조합의 위대한 목표는 드넓은 도시 내에 수많은 지역사회(공동체, community)를 세우고 마을을 창조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드넓은 도시에서는 농촌과 달리 다목적협동조합이 아니라 주민들은 차 타고 멀리 가지 않고 “쉽게 다닐 수 있는 하나의 협동조합센터에 각각의 기능을 가진 조직들을 함께 수용 할 수는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캐나다 퀘벡의 건강협동조합이 건물을 임대하여 그 안에 보건의료분야의 여러 종사자들 뿐 아니라 도서관과 같은 문화와 레저시설을 모아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도 이러한 방향이라 짐작된다.
마지막으로 협동조합복합체가 만들어지면 소규모의 협동조합 경제권이 만들어지고, “그렇게 되면 자동차에 대한 의존도가 어느 정도 감소되고, 사람들은 일용품도 걸어서 갈 수 있는 범위나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손쉽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에너지 전환의 방향까지 연계하여 제시했다.

결론과 과제

재결사의 과정이 있어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합원의 자격에 대한 요건을 재정립하여 결사체로서의 최소한의 조건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당장은 이탈과 반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협동의 코어가 튼튼히 버티면 협동을 중심으로 조합원 관계가 재구축될 것이다.

임금노동자인 실무자의 노동에 대한 관점을 정립해야 한다.
임금노동자로서의 지위를 가지지만 협동조합에서의 노동관계는 적대적인 노사관계가 아닌 대안적인 노동관계를 만드는 것 또한 과제이다. 따라서 실무자를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 혹은 ‘알아서 일해주는 활동가’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식을 해야 할 것이다.
협동조합에서의 임금노동자는 협동조합을 알아야 하며, 조합원과 마찬가지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를 따라야 하며, 이사회에 대표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조합의 발전에 따른 혜택을 조합원과 함께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노동의 협동으로 주인의식을 가지는 조합원 조직으로 거듭나자.
주인의식이 있어야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참여해야 주인의식을 가지게 된다. 이런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재조직이 가능하다. 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의식 수준에 기대어 협동조합을 운영할 것이 아니라 그 의식의 변화를 꾀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경영자의 책무이다.

지역사회의 연대가 이루어지려면 ‘협동조합 지역사회’ 걸설에 대한 비전을 공유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연대가 가능하려면 만들어갈 지역사회에 대한 상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인식이 일어난다. 일단 내가 잘 되야 남도 생각할 수 있다. 혹은 여건이 되면 협력하고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은 대기주의일 뿐이다.
연대는 모두가 같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일을 하면서도 서로 관계 맺고, 하나의 퍼즐이 되어 전체의 그림을 맞춰 나가는 과정이다.

“하나의 물방울이 영원히 마르지 않기 위해서는 바다로 뛰어들어야 한다.”

김신양 (한국사회적경제연구회) kongpaper@hanmail.net

<저작권자 © 콩나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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