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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노동자 휴게시설, 쾌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제대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기사승인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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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2019년 고용노동부 지원으로 <공동주택종사자(경비노동자) 고용안정을 위한 조사연구 및 노사관계지원 사업>을 전국의 14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하는 프로젝트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비정규노동단체네트워크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 사업은 공동주택 경비노동자 실태조사 및 고용안정을 위한 컨설팅, 교대근무제 개편에 대한 정책대안 마련등 연구사업과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위 사업을 위해서 부천지역에서도 260여명의 경비노동자와 150여명의 입주민, 50여개의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문을 진행하였고, 현재 분석작업이 진행중입니다.

임금을 적게 주기 위해 늘어난 휴게시간
부천지역 경비노동자 설문을 진행하면서 확인된 사실들은 놀랍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의 경비노동자 근무형태는 24시간 격일제 근무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 근무지인 아파트 단지에 머무르는 24시간 중에 급여가 지급되지 않은 휴게시간이 적게는 8시간에서 많게는 11시간이 넘는 곳도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휴게시간은 임금을 적게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전국적으로 최근 몇 년간 계속 늘어나 지금처럼 하루의 절반이 휴게시간화 되어 있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경비원들은 휴게시간을 온전히 휴식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의 요구가 있으면 즉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 했고, 법적으로 근무지를 벗어나거나 자유롭게 쉴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게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아는 경우에도 주민과 관리소의 눈치를 보고 있었습니다. 혹여 고용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습니다.

퇴직금 없는 3개월짜리 근로계약서
또, 눈에 띄는 한 가지는 경비노동자들의 근로계약기간이 많은 곳에서 3개월짜리 단기계약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에서는 그냥 형식상 3개월짜리 계약이지 계속 연장될 것이라고 말은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3개월짜리 계약서에 서명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편에 서 보면 계약종료에 대한 걱정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아채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계약기간이 길면 사람을 마음대로 자르지 못하니까 3개월짜리 단기계약을 체결하고 맘에 안들면 언제든지 내보내고 새로운 사람을 쓰려고 한다는 것은 비밀축에 끼지도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단기계약의 이유는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서 그런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1년 이상 일을 하면 퇴직금을 주어야 하는데 단기계약 2~3회 만에 계약연장을 하지 않으면 법정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런 듯 했습니다. 꼼수도 이런 꼼수가 없습니다.

쉬기 힘든 휴게시설
세 번째는 휴게시설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근무지에 체류하는 시간의 절반을 휴게시간으로 만들어 놓은 것은 위에서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휴게시간에 제대로 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별도의 휴게시설이 없어서 경비초소에 그냥 앉아서 쉰다는 분들도 많이 있었고, 휴게 공간이 있기는 한데 도저히 머물기가 어려워서 그냥 밖에 나와 있다는 분도 많았습니다. 휴게 공간이라는 것이 건물 지하 공간에 쓰다버린 소파나 책상 등을 가져다 놓은 형태로 보였습니다. 습기가 가득하고 곰팡이 냄새도 심하고 여름철엔 모기와 벌레 등이 심해서 제대로 쉴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생생하게 느낌이 다가와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을 하기 위해선 적당한 쉼은 필수입니다. 휴식을 통해 육체적 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휴게시설이 근무에 따라오는 필수적인 노동조건이 되어야 할 이유입니다. 휴식을 위해선 휴식에 필요한 환경이 적절히 제공되어야 합니다. 습기와 곰팡이와 벌레가 가득한 공간에서는 휴식은 커녕 오히려 병을 얻어서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경비노동자들처럼 장시간 노동을 하는 근무형태는 휴게시간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쾌적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설이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만드는 법보다 지키는 법이 필요
정부에서는 앞으로 아파트를 지을 때 건축 단계에서부터 경비원과 미화원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사업주체가 반드시 마련하게 하도록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규칙’등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미 지어진 주택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새 건물에서라도 의무화 한 것은 분명 환영할 일입니다. 현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사업주에게는 노동자를 위한 휴게시설 설치의무가 이미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미 건축된 공동주택에도 휴게시설 설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아봐야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부천에서도 경비노동자들의 쾌적한 휴게시설 설치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공론을 펼쳐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서도 함께 연구하고 찾아보겠습니다. 우리사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노동은 세상을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쉼은 일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일의 일부임을 이제 우리 모두 이해하는 단계로 변화해야 겠습니다.

최영진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장) bclabor08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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