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산 작가는 정신의학과 전문의로 진료실에서만 진료하지 않고 진료실이 아닌 삶의 현장으로 직접 나가서 진료한다. 70~80년대 고문피해자, 광주민주화 운동의 피해유가족, 국가폭력피해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유가족들 속에서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거리의 치유자이다.

 

'당신이 옳다'

이 책의 핵심 화두는 '적정심리학'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타인으로 부터 상처를 받고 고통을 받는 우리의 이웃이 전문가 즉, 의사에게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치유할 수 있도록 응급조치라는 의미로 심리적 CPR(심폐소생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나'와 '너'가 존재하는 사회관계망 속에서 마음이 다치지 않고 위로와 공감을 주고 받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헤 서로의 관계에 앞서 먼저 '나'의 존재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나'의 존재를 귀하고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만이 '너' 인 타인의 존재를 존중할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얘기를 진심으로 경청하고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 하지 않고 존중하며 공유하는 것을 '공감'이라고 하는데, 공감하는 게 왜 어려운지 공감을 실천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는 개별적인 존재로 다양한 성향, 인생관 등 각자의 고유한 색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너와 나를 동일시 여기는 것에서부터 상대를 자신의 기준 잣대로 평가하기에 힘들어한다.

사회적 통념인 '남자'란, '여자'란, '부모'란, '자식'이란 이러해야 한다는 보수적인 생각으로 행동을 제약한다. 상대를 나의 소유물이라는 착각(?) 으로, 특히 가정에서는 부모 자녀, 부부사이의 갈등이 대부분이다. 개인적이고 사적인 갈등은 가정폭력, 이혼 등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외모, 학벌, 재산 등 유형의 조건 때문에 상대방의 진실된 인성을 보지 못 하는 우려를 범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콤플렉스로 힘들어하고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우리는 서로에게 속마음을 보여주고 진심을 다해 공감할 수 있을까?

첫째, 서로가 보호되고 존중 받아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둘째 '갑'과 '을' 의 관계 또는 내가 상대보다 우월하다는 자만심에 벗어나야 한다. 셋째 '충조평판' 하지 않고 상대에게 온 마음을 다해 귀를 기울이고,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넷째 공감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화선지 위에 붓의 발자국따라 먹물이 천천히 서서히 스며들어 하나의 작품이 되듯이 상대의 마음에 천천히 다가가야겠다.

<부천독서지향은 매월 격주 일요일 아침 7시 15분, 담쟁이문화원 3층에서 모입니다.  누구나 참여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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