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해마다 겨울이 오면 김장을 하는 풍습이 있다. 겨우내 먹을 김치를 만들어 김장독에 담근다. 김장독이 김치냉장고로 바뀌긴 했으나 바쁘고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도 김장은 우리의 중요한 연중행사로 남아 있다.

공장에서 상품으로 포장된 김치를 쉽고 간편하게 사먹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번거로운 김장을 담그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김장을 담그는 이유가 겨우내 먹을 김칫거리를 만드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유네스코는 지난 2013년 우리나라의 ‘김장’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김장’이 인류가 보존하고 남겨야 할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이 ‘김치’가 아니라 ‘김장’이란 점이다.

살만한 마을 여월 2단지

지난 12월 4일 부천시 여월2단지 노인정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행복 톡’ 사랑의 김장나누기 행사를 위해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여월커뮤니티봉사단을 비롯한 동대표회, 관리실, 성곡동관내 자생단체 봉사자들까지 100여명이 모여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내일처럼 팔을 걷고 나섰다.

경기도 자원봉사센터의 공모사업 지원으로 담근 1,000kg의 김장김치는 100가구에게 나누어질 예정이다.  여월2단지 커뮤니티봉사단 조명애 단장은 “겨울이 다가올수록 김장걱정으로 한숨이 늘어가는 이웃 어르신을 보며 김장행사를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김장을 통한 이웃사랑에 많은 봉사자들이 참여해 도와주신 것에 대해 “아직도 살만한 마을이라는 것에 감사하다.”고 하였다.

 

김치가 우리 고유의 발효 식품이란 점도 훌륭하지만 겨울을 앞두고 품앗이로 사람들이 모여 김장을 담그고 나누는 공동체 의식이라는 점을 더 훌륭하게 평가해야 한다. 유네스코가 우리의 김장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김장철이 되면 사람들은 떠들썩하니 나누는 이야기를 김치에 담가 버무린다. 우리 식탁에는 서너 집에서 담근 김장을 맛볼 수 있는 행복은 상품으로 포장된 김치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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