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은 글자 그대로 ‘작은 추위’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경험을 통해 ‘큰 추위’인 대한(大寒)보다 더 추워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옛말이 있다. 한국 기상청이 30여 년간의 추위에 대한 기온을 측정한 결과 소한이 대한보다는 덜 추운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절기는 중국의 주(周)나라 당시 화북지방(지금의 북경과 천진)의 기후를 기준으로 했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다.

자연은 늘 예고가 있어 이에 맞서야하는 인간으로서는 경험을 통해 준비를 하는 지혜를 갈고 닦아왔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추위를 이기내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겨울은 눈의 계절이고 동면의 시간이고 정적을 지나는 겨를이다. 하여, 기러기가 북으로 돌아가고, 까치가 집을 짓기 시작하며, 꿩이 운다고 하였다. 모두 준비를 위한 웅크림과 깊은 내공의 기간이다.

준비(準備)라는 한자를 살피면, 준(準)은 ‘물’을 뜻하는 삼수변(氵)에 송골매(隼, 혹은 맹금)가 합해진 글자다. 비(備)는 화살을 넣는 도구(통)를 갖춘다는 의미다. 물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를 낚기 위한 매처럼, 각자에게 맡겨진 임무를 위한 화살을 만들고 그 사용을 위해 잘 갈무리해두는 과정이며 행위다. 위대한 대통령으로 칭송받는 미국의 제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내게 나무 한 그루를 베는 데 여섯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먼저 네 시간 동안을 도끼날을 날카롭게 갈 것입니다’ 말하기도 했다.

새해의 처음으로 다가오는 절기를 위해 조상은 절기에 맞게 매월 농사일을 노래한 농가월령가를 지었는데, 12월령에는 <....열심히 힘을 쏟아 온 가족이 한마음 되면/ 아무리 흉년이라도 굶어 죽지 않으리니/ 내 고향 내가 지키고 떠날 뜻 두지 마소/ 하늘은 너그러워 화를 냄도 잠깐이로다/ 자네도 헤아려 십 년을 내다보면/ 칠분은 풍년이요 삼분은 흉년이라/ 갖가지 생각 말고 농업에 오로지 하소> 어렵고 힘겨운 가운데에도 조상의 준비와 희망을 잃지 않은 의지가 엿보인다.

콩나물신문은 2013년 조합의 형태로 구성된 평범한 이웃들이 모여 아담하게 만든 협동체이다.  설립목적이 즐겁고 행복한 신문, 가깝고 먼 이웃과 함께하는 신문, 모든 다양함을 존중하는 신문, 상식이 통하는 믿음직한 신문이라는 기치를 바탕으로 만들었기에 그 의미가 평범하나 심원(深遠)하다. 창립 6주년, 이제 착근(着根)의 시기는 지났다는 생각이다. 숫자 6은 안정적인 숫자 3의 배수이면서 가장 강한 광물인 다이아몬드의 원소기호도 6이다.

너무 거창하기도 하지만 6살은 아직 어리다. 어리다는 건 어리석기도 하지만 가능성의 무한을 담보한다. 때문에 알 수 없는 즐거움과 까닭모를 행복도 기대된다. 이웃을 거리 재기할 수는 없지만 다양하기를 거부하지 않고 상식을 허용할 수 있어 믿음직스럽다. 신문답기를 불허해 더욱 신문답지 않은가를 자부한다.

눈(雪)이 오지 않는 겨울은 삭막하다. ‘함박눈이 내리면 풍년이 든다’ ‘첫눈을 먹으면 감기에 안 걸린다’ ‘첫눈에 넘어지면 재수가 좋다’ 등 조상에게 눈은 좋은 예감이었다. 세상이 어렵고 어지러워도 새해는 생각이 새로워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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