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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
콩나물신문
197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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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도둑눈이 내렸다. 눈꽃 피어난 겨울은 여느 계절보다 서정적이고 몽환적이다. 코끝에 고드름이 매달릴 만큼 추위가 맵차게 몰아친다. 눈 위에 고양이가 지나간 발자국이 찍혔다. 숫눈길에 숨탄것의 흔적을 보면 마음조차 설렌다. 사람과 동식물에게 공평하게 허락된 것은 시간과 계절 따라 변하는 풍경일 것이다. 시간과 경쟁하며 숨 가쁘게 달려온 한 해.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마음 정리하며 주변도 살펴봐야 할 즈음이다. 연말연시를 앞둔 12월. 베르네천의 겨울을 꺼내 읽는다. 야생에 사는 물오리가 푸드덕 날아오르는 푸른 새벽, 베르네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12.2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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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짧지만 찬란했다. 바람이 기척을 하더니 나뭇잎이 오소소 떨어져 나뒹군다. 곤충들은 고치를 틀거나 두꺼운 나무껍질을 파고들어 번데기로 이미 겨울잠에 들었다. 나무마다 제각각 개성이 묻어나는 색깔로 옷을 갈아입고 표정을 달리한다. 베르네천에 둘러선 옹벽을 어깨동무하고 기어오르던 담쟁이가 찬 바람이 불 때마다 바람결 따라 몸을 누인다. 가을 햇살이 여리게 내리더니 푸른 담쟁이 잎에도 알록달록 색이 찾아들었다. 시나브로 고운 색동옷으로 슬쩍 바꿔 입더니 황홀한 색깔로 물들었다. 수줍게 붉어진 표정조차 눈길 잡아채고 어여쁜 운치를 아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12.1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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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길을 낸다. 바투 다가온 늦가을이 바람에 날린다. 아파트 베란다 창으로 보이는 은행나무 우듬지에 세상을 깨우는 햇귀가 찾아들었다. 아침 햇살이 밝게 비치자 투명한 황금빛으로 반짝인다. 우뚝 솟은 나무마다 노랗게 물든 부채꼴 잎들을 심술궂은 바람이 흔든다. 가만한 바람에도 흥을 주체하지 못한 무희처럼 춤을 춘다. 가을을 샛노랗게 태우고 속절없이 흩날리는 모습은 깊은 사색에 잠기게 한다. 높아진 하늘을 보면 완연한 가을이 왔다가 떠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은행나무 단풍은 이파리의 끝부분에서 잎자루로 물들어 가다가 떨켜까지 단풍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11.2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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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기온이 뚝 떨어졌다. 계절을 재촉하는 빗소리가 후드득~ 후드득~ 음표를 달고 오선지를 넘나든다. 지난여름의 활기찬 기운이 아직도 남아있는지, 제법 세차게 내렸다. 대지를 씻어내는 가을비에 머릿속을 말끔히 비워내고 싶지만, 마음 한 자락이 허전하다. 우리나라의 여름과 겨울은 극단적이어서 불편하다. 지나치게 더워서 헐떡이게 하고, 살을 에는 추위가 움츠리게 한다. 가을 날씨는 요란하지 않고 느긋하면서도 푼푼해서 좋다. 베르네천에도 가을이 찾아와 깊어가고 있다. 하늘이 높아지더니 계절이 영글었다. 10월은 예부터 신에게 햇곡식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10.3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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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네천 산책로를 지나는데 향긋한 풀냄새가 콧속으로 스며든다. 주인 행세를 하던 잡초가 날카로운 예초기에 사정없이 잘려 나갔다. 고속 회전 날이 무섭게 돌아가면, 무성한 잡초들이 칼날의 무자비함에 속절없이 드러눕는다. 무성하게 자란 머리카락을 자른 듯 시원해 보인다. 한편으론 허전하다. 풀 깎는 작업을 올해 들어 세 번째 보았다. 풀이 마르는 가을로 접어들어 더는 깎는 작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백로와 입추가 지났다. 처서를 지나면서 완연한 가을이 왔다. 선조들은 처서를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10.1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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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불견’이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하는 짓이나 겉모습이 차마 볼 수 없을 정도로 우습고 거슬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사물의 모양’을 말하는 우리말 ‘꼴’과 ‘볼 수 없다.’라는 의미를 지닌 한자어 ‘불견(不見)’으로 구성된 단어다. 즉, ‘겉모양이나 하는 짓이 비위에 거슬리거나 우스워서 차마 볼 수가 없음’을 말한다. 베르네천 천변 주변에도 예외 없이 꼴불견이 많아 눈살을 찌푸린다. 베르네천은 부천 시민뿐만 아니라,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인근 도시에서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 인터넷에서 ‘베르네천’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9.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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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마에 내린 집중호우로 베르네천이 초토화되었다. 물 폭탄이 휩쓴 상처가 처참해서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늘 걷던 천변 산책길에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보는 것조차 마음 불편했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더니 집중호우로 내렸다. 80년 만에 내린 기록적인 폭우라고 했다. 새삼 망연자실(茫然自失)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황당한 일을 당하거나 어찌할 줄을 몰라 정신이 나간 듯 멍한 상태를 일컫는 말이다. 엉망진창이 된 베르네천을 보면서 망연자실했던 마음을 옮긴다. 지난 8월 8일 기상청은 중부지방 날씨를 “정체전선의 영향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8.2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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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가 지나간 베르네천에 쓰레기가 가득했다. 밤사이 내린 빗물이 흘러들면서 하천이 넘쳤다. 작동산과 지양산 사이의 까치울과 쥣골에 위치한 자연생태공원과 무릉도원수목원의 저지대로 모인 빗물이 하류인 베르네천으로 일시에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기 전, 시청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하천 출입을 통제하는 경고문을 여러 군데 붙여 안내하면서 ‘출입금지’가 인쇄된 테이프로 막아놓았다. 폭우에 떠내려온 나무토막과 식물의 줄기, 꺾인 나뭇가지와 삭정이가 산책로의 덱(deck)에 걸려 흉물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누군가 버렸거나 방치한 스티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8.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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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에 일순간 소란이 일었다. 산책객들이 모여들더니 눈을 떼지 못한다. 수면 위로 입을 내밀고 뻐끔거리며 먹이를 달라는 물고기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다. 마치 어린아이가 보채는 것처럼 앙증맞고 귀엽다.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주머니에서 빵조각을 꺼내 던져주자 흰뺨검둥오리 가족과 물고기가 서로 먹으려고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 아귀다툼하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을 보는 듯하여 한편으로는 씁쓸했다. 베르네천에는 어떤 물고기가 살고 있을까. 물고기 종류부터 알아야 할 것 같다. 잉어, 향어, 붕어, 떡붕어 등 ‘어(魚)’자가 붙는 민물고기는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7.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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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이 탕탕한 유월은 향기 짙은 꽃이 많다. 휘휘 달려온 밤느정이 향기도 코를 벌름거리게 한다. 구순을 눈앞에 둔 어머니에게 좋아하는 꽃을 여쭈어보았다. 소박한 우리 꽃을 생각했는데, 뜻밖에 ‘빨간 장미’라고 말씀하셨다. “찔레꽃도 좋아하지만, 장미는 크고 예쁘며 향기가 좋아서”라고 했다. 찔레꽃이 소박한 자태로 짙은 향기를 담고 있다면, 장미는 귀족적이며 화려한 색깔과 매혹적인 향기를 품었다. 장미의 계절이다. 창문을 밀어젖히면 꽃향기가 훅 안겨 온다. 햇살이 꽃잎 사이를 빗금처럼 스며들면 꽃향기가 피어난다. 장미는 우리 국민이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6.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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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에는 하얀색 꽃이 유독 많이 핀다. 신록이 빛나고 수풀이 무성해지면서 흰 꽃이 눈에 잘 띈다. 초록에 묻히지 않고 가루받이를 도와주는 곤충의 눈에 잘 띄어, 불러 모으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식물의 슬기로움은 늘 경이롭다. 찔레와 아까시나무의 달큼한 꽃향기가 솔솔 풍기는 요즘. 흐드러지게 핀 이팝나무꽃이 마음을 훔친다. 태양숭배 사상이 강한 우리 민족은 밝은 빛을 상징하는 흰색을 신성시했다. 백의민족이라는 말처럼 명절은 물론, 제사 때도 흰옷을 입고 흰떡과 흰밥을 즐겼다. 반세기 전, 오뉴월은 배고픈 ‘춘궁기’로 ‘보릿고개’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6.0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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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유혹에 빠지고 말았다. 꿈꾸듯 황홀한 연초록이 새뜻하다. 꽃 몸살을 앓다가 겨우 벗어났는데, 눈부신 신록이 치명적인 꼬드김으로 찾아왔다. 가지마다 일렁이는 연둣빛의 오묘함에 홀리듯 빠져든다. 가만한 바람에도 혼절하듯 날리는 벚꽃과 짧은 만남이 아쉽지만, 자연의 섭리 앞에 모두 겸손하다. 노곤한 봄이 무르녹고 있다. 꽃잎이 스러진 초췌한 자리마다 말쑥하게 얼굴 내민 오월의 신록이 눈부시다. 벚꽃이 분분하게 흩날리는 베르네천의 천변을 걸었다. 봄에만 느낄 수 있는 감흥을 놓치기 전에 아쉬움을 달래보려는 심산이다. 화려했던 순간을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5.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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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에 토실토실 살 오른 새싹이 통통하다. 땅이 푸슬푸슬해지고 햇살이 따사롭다. 봄빛 쫓아 목을 길게 빼고 창가를 서성이기에는 몸이 간질거린다. 진달래가 연분홍 꽃망울을 터트리며 분분히 번지더니 온 산에 꽃불을 질렀다. 뒤질세라 개나리가 노란색 꽃등을 주렁주렁 달고 봄을 비춘다. 울타리에 걸터앉아 춘흥을 이기지 못하고 남실바람에 치렁치렁 치마폭 날리며 건넛방을 기웃거린다. 폭죽이라도 터트리듯 무리 지어 망울망울 피어난 꽃들. 봄꽃은 화르르 피었다가 한순간에 하르르 진다. 붓방아 찧던 글동무가 봄꽃을 소재로 글을 쓴다면서, 봄에 피는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2022.04.1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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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바람이 봄을 몰고 왔다. 겨우내 대지를 어루만지던 찬 기운까지 몰아낼 참이다. 계절이 갈마드는 따지기, 혹독한 시련을 견뎌낸 초목이 솔솔 부는 바람결 따라 흔들리며 움도 틔우고 꽃망울을 키운다. 심술 많은 바람이 시샘을 부려 한바탕 몸살을 앓아도 기어이 꽃을 피워낸다. 지상의 낮은 곳에 사는 앙증맞은 꽃들이 찬바람을 이기려 가느다란 솜털을 둘렀다. 노루귀꽃과 봄까치꽃도 바람에 당당히 맞선다. 우리는 몸보다 마음이 먼저 봄을 맞는다. 봄은 추억을 몰고 온다. 아득한 기억 저편 고향의 봄은 종달새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 이른 아침부터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수필가)
2022.04.0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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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겅중거리며 걷는 걸음걸이조차 품위가 있다. 고고한 자태로 티끌 하나 없는 순백의 신사지만, 경계심이 남달라 녀석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기란 그리 쉽지 않다. 쌓인 눈보다 더 흰 깃털을 가진 멋진 새가 날개를 펼치고 우아하게 나는 모습은 그림 같았다. 잠시도 쉬지 않고 두리번거리며 먹이를 찾아다닌다. 다른 새들과 어울리지도 않지만, 새하얀 깃털은 계절에 상관없이 멀리 있어도 눈에 쉽게 띈다. 베르네천에서 만난 백로(白鷺)의 모습이 반가웠다. 논과 하천에서 많이 보았던 백로가 그리운 추억과 향수를 떠올려준다. 쇠백로는 가장 작은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수필가)
2022.03.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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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 서설(瑞雪)이 내렸다. 24절기 중 가장 춥다는 대한(大寒)이 지나고 입춘이 엊그제였다. 봄비 내려 물이 고인다는 우수(雨水)가 뒤미처 오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봄의 자리에 들어서면(立春) 좋은 운과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기원하는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이라는 주련(柱聯)을 써서 벽이나 문짝 등에 붙였다. 겨울눈이 도드라진 나뭇가지가 금세라도 싹을 내밀듯 이른 봄이 서성인다. 나무의 발가벗은 모습이 온전히 드러나는 계절. 세속의 허울조차 벗어버린 듯한 모습이 그 어느 순간보다도 겸허하고 황홀하게 느껴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수필가)
2022.02.2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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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귀가 빼꼼히 얼굴을 내민 이른 산책길, 밤사이 내린 도둑눈이 다른 세상을 펼쳐놓았다. 잔설을 옅게 두른 풀잎이 차가운 공기에 오들오들 떨면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 건강한 자연생태계는 야생동물과 물에 사는 동식물은 물론, 여러 곤충도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다. 무차별하게 베어내고 파헤쳐 파괴하는 것은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행위다. 도심 속 생태하천인 베르네천의 겨울은 삭막하고 적막했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천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평소 폭이 좁은 산책로는 스치듯 걸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서로를 신경 쓰며 다녔는데, 추운 날씨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수필가)
2022.01.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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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바람이 텀블링한다. 고즈넉한 가을이 떠나고 눈보라 휘몰아치는 거친 계절이 문턱을 넘어왔다. 세상의 허욕을 모두 버린 구도자인 양, 발가벗고 인내하는 나무의 가르침을 조심스레 읽는다. 누구나 한 번쯤 찾고 싶은 곳. 부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베르네천에 한 편의 서정시보다 더 감동을 주는 눈부신 나무가 있다. 키다리 병정들이 사열을 기다리는 듯 줄을 맞춰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늠름하고 의연하다.낙우송은 미국 플로리다주(州)의 미시시피강이 멕시코만으로 흘러드는 진펄 유역이 자생지이고, 메타세쿼이아는 중국의 양쯔강이라고 한다. 서로 사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조합원
2022.01.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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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일기예보에 관심을 둔다. 11월 중순을 지나면서 겨울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아침을 맞는 것은 기쁨이고 행복이다. 토요일(11월 20일) 아침 5시 50분, 사무실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지난밤의 옹졸하고 불편했던 생각들을 털어내며 상쾌한 새벽 공기를 가득 들이켠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자 안개가 자욱했다. 가로등 불빛 아래 수북이 쌓인 은행잎이 촉촉하게 젖어있고 안개가 유영하듯 새벽을 장악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전철로 갈아타기 위해 까치울역으로 가는데 밀려드는 안개 때문에 지척을 분간할 수 없었다. 가로등의 희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조합원
2021.12.20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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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징검다리를 건너고 있다. 차가운 이슬 머금고 내려온 가을이 자연을 색칠한다. 갈맷빛 청춘을 뽐내며 여름을 즐기던 무성한 이파리가 곱게 물든 단풍잎을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긴 채 떠나는 시간. 소슬바람에 가녀린 흐느낌을 뿌리며 오소소 떨어진다. 제 몸 하나 가누지 못하고 정처 없이 뒹구는 낙엽도 애처롭게 계절을 배회하는 시간. 사색에 갇혀 생각의 징검다리를 터벅터벅 건넌다. 느린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는 징검다리 휴일. 잘 닦인 산책길이 붐비고, 엄마 손을 잡고 나들이 나온 아이의 해맑은 얼굴에 웃음꽃이 환하다. 신이 난 아이
김태헌의 '아름다운 베르네川'
김태헌 조합원
2021.12.01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