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마지막에서 콩 독자에게 질문했다. 다시 한번 상기해 본다면 우리가 누군가에게 잘못하면 어떻게 됩니까?’라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독자들이 어떤 대답을 생각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나의 경험상 96% 이상이 혼난다, 벌을 받는다라고 대답했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어도 그저 표현의 차이일 뿐 의미는 모두 처벌이라는 범주로 묶을 수 있는 말이다.

모 중학교 친구가 말한 사랑의 대화는 담당 교사와 별도의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이다. 그러나 사안이 없었다면 나누지 않을 특별한 대화이기에 친구들에게는 대화 자체가 처벌로 인식된다. 또 관계를 끊는다는 대답도 있었고 심지어 잘못했다고 그게 뭐 대수인가 하는 상관없다라는 답변도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잘못에 상응하는 것으로 처벌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하고 또 합리적이다. 나아가 정의를 이루는 방식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아마 우리 콩 독자들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고 배우고 들은 바가 잘못하면 상응하는 죗값을 받아야 한다라는 처벌적 교육이었기에 다른 방식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회복적 정의를 아주 거칠게 요약하면, ‘잘못했을 때 어떻게 됩니까?’라는 질문에 처벌(받죠)해야죠가 아니라 누군가는 피해가 생기고 불편해진다라고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정적 행동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익히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갈등과 문제가 발생하면 피해자의 회복보다는 가해자를 찾아 벌주기에만 바쁘다. 그래서 제삼자가 나서서 가해자를 찾고, 또 제삼자가 처벌을 결정하고 벌을 집행함으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안도한다.

분노했던 대중은 빠르게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정작 최우선인 피해자의 일상은 회복되지 못한 채 아파하고 신음하게 된다. 사안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피해자는 소외되고 후에 결과만을 통보받는다. 또한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한 공동체(가정, 학교, 사회 등)도 회복은커녕 어떤 목소리도 낼 수 없다. 이런 과정과 결과를 갈등 해결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정의롭게 해결됐다고 할 수 있을까? 이제 앞으로 잘 지내면 된다고 피해자에게 말할 수 있을까 싶다. 더욱더 문제는 강제적 처벌을 받은 가해자다. 자기로 인해 야기된 피해와 피해자의 회복과 상관없는 처벌을 받고 자기의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가해자에게 진정한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 프리픽)
(사진출처 프리픽)

 

가해자를 처벌하는 이유는 피해자가 요구하는 회복과 가해자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가해자를 찾아 엄벌하는 것만으로는 본래의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사안에 따라 처벌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가해자의 반성 정도와 교화, 재발 방지에 유의미한 결과가 있다는 말은 잘 들리지 않는다. 처벌이 강력해짐으로 피해자가 회복되었다는 말은 더욱더 듣기는 어렵다. 엄벌주의가 영 틀린 말은 아닐지라도 이제 우리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응보적 정의(엄벌주의, 처벌 주의 관점)를 넘어 새로운 관점을-이를 회복적 정의라 부르며 나는 회복적 정의를 통해 우리의 세상을 제대로 회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민해야 한다. 그 고민의 답을 회복적 정의에서 찾는다. 물론 회복적 정의만이 정답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시도하고 실천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대안(또 다른 대안적 관점이 나오기 전까지)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갈등과 문제를 보는 관점, 응보적 정의의 관점에 고정된 시선을 돌려 회복적 정의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갈등과 문제를 본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피해자의 회복, 깨어진 공동체의 회복이다. 이제 갈등과 문제를 회복적 정의라는 새로운 렌즈로 끼워보길 권한다.

* 다음 3회에는 회복적 정의의 시작이 된 유명한 일화와 회복적 정의가 회복하고자 하는 가치를 소개합니다.

 

남태일(평화의 길을 걷는 사람들 <세사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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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적 정의공개 강좌 참가자 모집

갈등과 문제가 끊이지 않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상호 존중과 배려, 균형과 책임을 바르게 적용, 실천할 수 있는 회복적 정의를 우리 마을에서 만나는 기회입니다. 과정을 먼저 하셨던 분들의 소감으로 초대의 말을 대신합니다. “, 이제야 회복적 정의를 만났을까? 진작 알았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일정: 319~514( 매주 화, 수 진행 )

시간: 오전 9:30 ~ 오후 3:00 ( 8-16, 80시간 수료 )

대상: 회복적 정의에 관심 있는 누구나 ( 지역 주민 우선 )

참가비: 30만 원( 교재/식비 포함 ) / 계좌: 국민 233001-04-430406( 예금주: 세사람 )

이수자 혜택: ()한국회복적정의협회에서 주관하는 회복적 정의 전문가 3응시 자격 부여 (824일 실시)

수료 조건: 전체 90% 이상 참석 ( 72시간 이상 )

회복적 정의 3급 자격 이상 소지자 재수강은 17만 원 ( 교재/식비 포함 )

신청/문의: 현재 접수 중 선착 20( 문자신청: 010.6355.1868 / 입금 후 신청 완료 )

장소: 동부두레교육문화센터 ( 부천 역곡동 82 세운빌딩 4/ 역곡 북부역에서 2분 거리 역곡약국’ 4)

주차 공간: 없음.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 바람. (건물 뒤편 유료 주차장)

주관: 세사람 / 협력: ()한국회복적정의협회(부천지회), 언덕위광장 작은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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