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전자파는 생활전자파보다 낮은 수치”라고 주장

연이은 딜레마, 특고압 전력구 공사

한전, “전자파는 생활전자파보다 낮은 수치”라고 주장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지난 17일 부천체육관에서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가졌다. 이날 공청회에서 한전은 공사 추진현황, 안전성 문제 등 관련 사항들을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우리는 설명을 들으러 온 것이 아니라 반대를 하러 온 것이다. 이 자리가 설명회가 아닌 공청회이므로 주민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 지역 현역 시의원으로 공청회에 참석한 윤병국 의원이 SNS을 통해 소감을 남긴 글이 있어 소개한다(편집자 주).

 

 

▲ 사진출처 | 새부천신문

 

 어제(17일) 밤 <특고압 전력구 공사 설명회>에 참석하여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주민들이 걱정하고 반대하는 것이니 함께 ‘반대!’를 외치며 앉아있는 것이 제 역할인지, 아니면 무엇이 제 역할인지 혼돈스러웠습니다.

 

 물론 주민의 반대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1차적인 제 임무겠습니다만 이것은 이미 주민들에 의해 충분히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전달을 넘어 반대를 관철시키는 것도 임무라 하겠지만 이것은 제가 소리만 지른다고 되는 일은 아닙니다. 반대의 논리를 잘 전달해야하는 것입니다. 주민들에게 인기 있으려면 머리띠 두르고 반대하는 사람들 속에 앉아만 있으면 되지만 논리적으로 반대의견을 만들려면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깁니다. 주민들의 목소리는 가장 극단에서 외치는 ‘무조건 반대’가 크게 들립니다. 어제(17일) 저녁에 보셨다시피 주민들은 ‘설명을 들으러 온 게 아니라 반대를 하러 온 것’입니다. 주민들은 ‘안 하면 아무 일도 없는 것’이라고 말씀들 하십니다. 논리적으로 이기려면 안 해도 되는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주민들이 정말 현명하게도 많은 이유들을 찾아 주십니다. 집단지성의 놀라움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부분들도 제대로 논리가 되려면 하나하나 검증이 필요합니다.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야기도 따져보면 잘못된 경우도 많습니다. 어제 들은 이야기지만 법적요건인 주민의견수렴 절차가 빠졌다거나 하는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한전은 이번 사업을 원점으로 돌려야하는 사안입니다. 만일 이게 사실이라면 힘들여 싸울 이유도 없습니다. 확인하겠지만 반드시 확인이 필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전자파 문제나 건축기초문제 등도 제기해 주셨습니다. 이미 확인된 내용도 있고 확인할 내용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메모하고 경청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면 격해져서 화를 내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시의원은 뭐했냐’, ‘다 바꿔 버린다’는 말씀들에 서운할 틈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사를 관철시키는 논리와 방법입니다.

 

 여기서 또 딜레마가 생깁니다. 한전이나 부천시가 무작정 공사를 하려들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기들 나름대로 공사가 필요한 이유가 있고 주민들 민원에 대응할 논리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듣다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도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것을 주민들께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말을 꺼내는 순간 ‘그들과 한 편이 됐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 말씀이 대부분 타당하고 이해가 됩니다. 이렇게 말하면 ‘타당하다면 그대로 반대를 관철시켜라’는 이야기가 바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는 시의원이 아니라 한전과 부천시입니다. 제가 여러분과 함께 고민하고 그래서 좋은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 바랍니다.

 

* 어제 어떤 분이 ‘수직구는 체육관에 하더라도 노선은 원래대로 가라’는 제안은 타당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어제 참석한 한전처장, 시 도로정책과장 등이 검토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마저도 중원고 운동장을 일부 지나가야하는 문제가 있긴 합니다.

 

 

글 | 윤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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