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행보가 심상찮다. 올해 초 신년토론에 나갔다가 ‘혼수성태’라는 조롱 섞인 별명을 듣고, 드루킹 특검으로 단식투쟁을 하며 웃옷까지 걷어 올리던 그다. 이제는 자중은커녕 아예 작심하고 이 길로 나가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입법부의 수장인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냐”는 모욕을 주질 않나, 동료 의원 그것도 4선의 중진의원에게 “철딱서니가 없다”고 하질 않나. 그야말로 국회의원의 발언으로 보기엔 믿기 힘들 수준의 말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3월만 해도 장제원 대변인의 ‘미친개’ 발언에 대해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자세를 낮췄던 김 의원이다. 작년 국정조사 때 특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소위 ‘호통성태’라 불렸던 그에게 한번 묻고 싶다. “김성태 의원님, 어쩌다 이리 되셨습니까.”

솔직히 말해 나는 김성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서구에 살고 있는 사람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이니 애정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치하는 사람이 한번쯤 막 나갈 수도 있지”할 수 있다. 물론이다.

그럼에도 김성태 의원의 최근 행보는 기가 막힐 지경이다. 그중 최고봉은 역시나 ‘출산주도성장’이다. 아마도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응하는 취지로 내건 것 같은데, 분명히 말한다. 이건 아니다. 제1원내대표라는 자가 아이를 낳아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그것도 국회에서 이 말을 하는 것을 듣고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차라리 소득주도성장은 취지라도 좋지, 출산주도성장은 대체 뭔가? 이제 대놓고 국민을 노예로 보겠다는 심산인가?

출산주도성장이라는 하도 어처구니없는 구호를 내걸었지만, 그래도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한 말 아닌가. 뭔가 언론에서 잘못 보도가 된 게 아닐까 싶어 내용을 찾아봤다. 역시나 어처구니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출산장려금으로 2천만 원을 지급하고, 성년에 이를 때까지 1억 원을 준다고 한다. 재원마련은 현 정부의 공무원 증원 정책을 철회하면 된다는데, 이게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 아니면 무작정 문재인 정부를 까기 위한 정책인지 그 수준이 의심스럽다.

이미 자유한국당에게는 마음이 떠났지만 그래도 제1야당이라는 지위를 존중해 한 가지만 제언한다. 정신 차려라.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정신 차려라. 이제라도 보수의 제대로 된 가치를 내세워야지 그렇지 않으면 당신들은 다음 총선에서 100% 망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최저임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말이 많은데 알다시피 자유한국당도 기간에 차이가 있을 뿐, 지난 대선 때 최저임금을 인상하겠다고 한 바 있다. 시대적 변화를 모르는 건가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는 건가? 보수가 분배정책에 찬성하지 못할 이유가 뭐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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